쉼이 있는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친구들]

꽃다운친구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1년의 갭이어를 선택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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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생활

[5기안녕식] 안녕식의 감동은 zoom을 타고

happyyeji 2020. 12. 31. 14:50

11. 27. D-30

코로나 단계 격상으로 다시 비대면 모임으로 전환 ㅠ 

설마.. 올해 안녕식도 비대면으로 해야 하는 건 아니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12. 5. D-22

더 이상 미룰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안녕식을 결정합니다 ㅠ 

 

12. 10. D-17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전달합니다. 여기저기서 안된다며 슬피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ㅠ ㅠ 

 

12. 15~22. 

예년대로라면 12월의 마지막 2~3번의 모임은 모여서 안녕식을 준비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준비도 각자 집에서 해야만 했습니다.

이미 1년 동안 온라인 체제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회의부터 시작해 보여줄 것, 들려줄 것, 즐길 것들을 착착 준비해 나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꽃친쌤들은 계속 아이들에게 뭘 내라, 보내라, 회의해서 결정해라 독촉하는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는 후문이..🙄)

 

각자 집에서 준비하다 보니 친구들이 서로를 위해 뭘 준비하는지도 비밀에 부치기가 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안녕식에는 유난히 비밀이 많았다지요😁

 

12. 23. D-4

안녕식에 필요한 물품들을 각 가정에 택배로 보냅니다. 성탄 휴일이 끼어 있어 혹시 도착하지 못할까 봐 미리미리 보냅니다! 

안녕식 당일까지 절대 개봉 금지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문도 붙어 있군요😵

하루만에 받은 친구들은 3일 동안 박스를 쳐다보며 열어볼 수 없다는 고문을 당했다고 합니다. (안 열어봤겠죠..?!)

 

< 12. 27. D-day >

 

드디어 안녕식 당일이 되었습니다. 하나둘씩 줌으로 접속하기 시작합니다. 아쉬움보다는 기대에 찬 모습으로 가족과 함께 각각의 화면들을 가득 채운 꽃치너들의 얼굴이 등장합니다. 너무나 반갑고 그리운 얼굴들 ㅠ ㅠ. 1~4기 선배들도 의젓한 모습으로 응원을 하러 참석해 줬습니다.

과연 온라인에서도 안녕식의 감동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

 

 

 

​첫번째 순서는 꽃친을 하면서 느낀 것들,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등 한 해를 마무리하며 미리 써둔 글을 발표하는 [꽃친 생각]입니다. 무대에 나가서 읽는 대신 부모님 옆에서 읽어야 하는 엄청나게 오글거리는 과업을 다들 잘 수행했습니다. 오히려 글을 읽으며 가족들과 반응을 주고받는 모습이 의외의 꿀잼이었어요!

 

 

한 명씩 자기 개성이 드러나는 글을 다 읽고 나서 드디어~ [언박싱]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고이 모셔둔 택배 박스를 들고 화면 앞에 모인 꽃친 가족들! 쌤의 안내에 맞춰 박스를 개봉하는데 진짜 유튜브의 언박싱 영상 같아서 너무 재밌었지 뭐예요. 언박싱 후에는 꽃치너들에게 아직 들키면 안 되는 비밀 아이템들을 부모님들께 재빨리 숨겨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이어 서로를 위해 준비한 [꽃친 어워드]가 이어졌습니다. 1년 동안 친구들의 모습을 떠올려서 그에 알맞은 이 세상에 하나 뿐인 기발한 상을 발명해냈지요! 

상을 받는 순간까지 아이들은 자신이 어떤 상을 받게 될지 모른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가 상 이름을 들으면 빵 터지고 마는 것이 바로 꽃친 어워드의 매력이죠. 이번엔 특별히 가족들과 함께 박장대소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답니다. 상장의 내용은 동료 꽃치너가 읽어주고 수상은 옆에 있는 부모님이 대신해주셨어요.

 

 

 

이어서 부모님과 쌤들이 깜짝 선물로 준비한 [칭찬 편지]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원래 현장에서 진행하면 칭찬비행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순서예요. 부모님들이 1년의 방학에 대한 칭찬과 안녕식을 보면서 느끼시는 소감을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써서 비행기로 날리면 하나씩 펴서 읽으며 누구 부모님이 쓴 것인지 맞춰보는 시간이지요. 이번엔 누군지 맞춰보는 과정은 생략되었지만 편지 내용을 먼저 공개하고 잠시 후에 받는 사람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잠시 동안이라도 우리 부모님일까? 하고 기대해보는 재미는 놓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어떤 친구들은 딱! 보자마자 자기 부모님인 줄 알더라고요?! 거참 신기해요~ ^-^ 

부끄러워하면서도 엄청 좋아하는 모습, 제가 줌 화면으로 다 봤습니다요~! ㅎㅎ 

 

 

 

부모님 뿐만이 아니라 1~4기 선배들과 선생님들도 칭찬 편지를 보내줬어요. 아니 그런데 우리 꽃치너들 분명 몇 년 전까지는 철부지 같았는데 후배 꽃치너들에게 보낸 편지는 어쩜 이렇게 의젓하고 멋지죠? 쌤들이 더 폭풍 감동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자랍니다! 

채팅창 멘트까지 아주 찰떡 ㅋㅋ

 

 

다음은 이번 안녕식의 하이라이트였던 [꽃치너들의 합창] 시간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 미리 꽃치너들이 노래를 녹음해서 보내줬고요,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노래와 우리들의 활동 사진과 영상을 함께 편집해서 합창이 완성되었습니다. 노래는 옥상달빛의 <어른이 될 시간>이라는 곡인데 어쩜 이렇게 꽃친과 딱 맞는 노래가 있나 싶었어요. 가수 같은 실력은 아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작고 떨리는 목소리가 모여 완성된 아름다운 합창을 듣고 있으니 정말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꽃치너들의 합창은 곧 공개됩니다! Coming Soon!

 

 

그리고 마지막 순서, 바로 감사패 수여입니다. 꽃친에서는 아이들 개인에게 수료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 감사패를 드립니다. 아이들만이 걸어온 길이 아니라 엄마 아빠, 그리고 형제자매까지도 여러 모양으로 동행해 온 1년이기 때문이죠. 또, 혼자 가면 흔들리기 쉬운 이 길을 꿋꿋하게 걸어올 수 있도록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준 꽃친 가족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기 때문에 감사패입니다. 아참, 이 순서는 다른 말로는 '눈물바다' 타이밍입니다. 이 시간에 그렇게 많이들 울더라고요 ^-^ 왤까요?

 

 

안녕식을 모두 지켜본 부모님들의 짧은 소감을 여기에 전합니다.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게 해준 꽃친 고맙습니다!" - 서리 동생들^^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만남, 좋은 인연을 앞으로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두부네

“꽃친은 또 다른 부모다” -귤이네

"겨울이가 1년 동안 걱정도 많고 여러 가지 불안한 부분도 있었는데, 좋은 기억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 겨울이네

"병구샘말처럼 off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 맞네요. 이제 시작하면서 즐거운 일도 많겠지만 어려움이 많을 것 입니다. 그런데 어려움이 닥칠 때 좌절하지 말고 잠시 꽃친으로 내려앉으세요. 잠시 힘을 얻고 출발해도 될 것 같습니다." - 하루이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함께 할 때 더 좋다.” - 야옹이네

“내가 정말 찾고자 하는 것은 외부에서 찾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찾는 것이다.” - 상순이네

"코로나19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면서 잘 견디고 즐겨준 꽃치너들과 그런 악조건 속에서 수고해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가을이네

 

보통 안녕식 때는 아이들이 무대에 많이 등장하는 만큼 아이들 따로 부모님 따로 앉아 있게 되는데 이번에는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각 가족마다 참 개성이 두드러지더군요. 하나하나 보다 보니 재밌기도 하고 괜히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엄마 아빠랑 장난치는 모습, 부끄러워하거나 뿌듯해하는 모습, 엄마 아빠가 준비해 준 칭찬 편지에 감동하고 감사해하는 모습. 수시로 뽀뽀 공격을 해 오는 엄마 아빠를 필사적으로 막아내는 사춘기 소년 소녀들.

아무래도 현장에서 하는 것만큼의 진한 감동은 덜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울지 않은 최초의 안녕식이었으니 말입니다. (아마 선배 기수들은 이번에는 누가 우나 궁금해하며 보고 있었을 텐데 아쉽네요.) 그래도 이만큼 서로를 그리워했던 안녕식도 없었습니다. 고마움, 그리움, 격려와 응원, 그리고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아낌없이 쏟아부었습니다.

안녕식이 끝나고 나서 문집과 사진첩과 쌤들의 편지를 보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는 꽃치너들의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안아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은 여전히 너무 아쉽습니다. 언젠가를 위해 남겨 두는 거라고 생각해야겠어요. 


 

안녕식과 함께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났습니다.

1년의 방학을 경험한 8명의 용감한 친구들이 또 생겨났어요.

꽃친 1년은 끝났지만 꽃친에서 배운 것들을 가지고, 힘이 들 땐 꽃친에서 경험한 사랑과 행복을 기억하며 앞으로의 인생길을 걸어갈 꽃치너들과 언제까지나 함께하겠습니다. 

 

덧. 병구쌤의 말처럼 안녕식의 Off는 Take Off, Kick Off의 Off처럼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Off입니다.

꽃친 5기 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