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의 순간, 순간 - 김소연
아침에 공항 가는 길이 너무 설렜다. 일찍 도착해서 일행을 기다리는 순간도 기대됐다. 생각해보니 비행기의 존재는 참 신기하다. 타는 것만으로 설렐 수 있다는 것이. 여행 목적지로 가는 이동 수단일 뿐인데 너무 설렌다. 비행기와 공항으로 이동해주는 버스도 타봤다. 여행 가는 날에만 탈 수 있는 비행기와 버스는 특별하다.
제주도에 도착했다. 매우 즐거웠다. 어렸을 때 제주도에 왔었던 적이 있다. 근데 그때는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안 나서 아쉽다. 그래서 나는 이 순간을 즐겁게 누렸다. 친구들과 길잡이 쌤들과 함께였다. 수진쌤과 예지쌤, 예현이와 같이 렌트카를 타고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차 타고 가면서 예지쌤이 지내시던 동네의 추억을 잠시 들었다. 예지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만약 제주도에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며 상상해봤다. 창문으로 지나가는 제주도 시내의 모습을 봤다. 창문을 열고 얼굴에 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구경하는 순간을 여유롭게 만끽했다. 음식점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맛있는 고기국수를 먹었다.
숟가락에 국수를 올리고 고기 한 점을 얹은 후 뽀얀 하얀 국물을 살짝 담고 한입에 넣는다. 그 후 천천히 씹으면서 하나하나 음미하면 부드러운 고기와 국수, 담백한 국물까지 굉장히 조화로웠다. 다 먹고 바다로 가는 길에 멀리서 보이는 바다의 경관이 너무 멋있었다. 바다에 도착해서 물 튀기며 놀았다. 그러나 무엇인가 아쉬워서 바다에 몸을 담가버렸다. 누워서 배영을 하는 순간에 보이는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닷물, 주위에서 들리는 웃음소리가 평화로웠다. 바다에서의 편안함을 뒤로하고 씻으러 과물 노천탕으로 갔다.
노천탕은 계곡에서 바다로 내려오는 물의 끝자락에 공간을 만들어서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안에 들어가 보니 지붕이 뚫려 있었다. 그래서 생각과 달리 개방적이어서 놀랐었다. 그리고 물은 얼음장 같았다. 그렇지만 금방 적응하고 빠르게 씻었다.
다 씻고 나와서 츄러스와 한라봉주스로 충전했다. 바삭하고 달콤한 츄러스와 새콤달콤 한라봉주스는 찰떡같이 잘 맞았다. 다 먹고 금오름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은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지만 정상에 오르고 나서 보는 일몰은 너무 아름다웠다. 그리고 다 같이 초록잔디 위에 편안하게 누워서 잔잔한 노래도 들었다. 이 순간들을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제주도 여행기 – 지민환
9월 후반 중 어느 날, 우린 김포공항에서 모여 제주도로 출발했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제주도의 모습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사실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도시의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제주도에선 평소엔 자주 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했다. 아침에 일어나 바다 보기,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에 가기, 하루 종일 올레 길 걷기, 아침부터 오름 오르기, 바다 입수하기 등 새로운 것들을 많이 해본 것 같다. 새로움과 함께하니 내 기분도 날마다 새로웠다. 거기에 신나는 노래들까지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을 리가 없었다. 물론 평소에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도 하긴 했다. 그래도 제주도라는 곳에서 하니 평소보다 더 재밌고 즐겁기도 했다.
제주도에서 얻은 내 감정 중 가장 큰 것은 '편안함'과 '즐거움' 인 것 같다. 제주도 여행에서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꼈고 그 덕에 다른 사람들과도 잘 놀았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즐거웠다. 물론 평소에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 건 아니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얻은 이 감정들은 평소에 느끼던 바와는 다른 감정이었다. 만약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으냐고 나에게 물어본다면 나는 대답하지 못한다. 정말 그 이유를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제주도 자체가 즐거워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제주도 날씨는 항상 매우 밝았다. 그러나 마지막 날만은 그렇지 않았다. 스타렉스 창문 밖으론 항상 비가 쏟아졌다. 내 기분도 딱 그랬다. 제주도에서 보낸 3 박 4 일 중 3 일 동안의 기분은 하늘을 뚫어버렸지만 마지막 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일단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면 금새 습해지게 되고 습한 날씨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신나는 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기분을 좋게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아쉽고 좋지 않았던 감정이 있다. 바로 '아쉬움'이다. 제주도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니 굉장히 아쉬웠다.
제주도에서 놀고 먹고 자기만 한 건 아니다.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한 사건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바로 제주 4.3 사건이다. 1948 년의 제주도에서는 굉장히 참혹한 사건이 일어났다. 정부와 군인들은 제주도의 시민들을 남녀노소 학살했다. 제주도 시민들에게는 잘못이 없었다. 그저 공포에 떨고 있었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모두가 이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절대로 잊혀져서는 안된다. 우리 역시 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서 제주 4.3 평화박물관과 너븐숭이 4.3 기념관에 방문했다.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갈 뻔했던 제주도에서의 큰 사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이 사건에 대해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주도 여행은 다시 한번 가고 싶을 만큼 재미있었고 즐거웠고 어떤 면으로는 유익했다. 제주도에서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알지 못했던 역사에 대해 알 수도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재미와 감동과 즐거움을 한번에 잡았던 정말 최고의 여행이지 않았나 한다.
제주도, 모험의 섬에 대하여 - 조서현
제주도 여행은 꽃친 아이들과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는 여행이었다. 지금까지의 꽃친 여행 중 가장 멀리 온 만큼 재미도 있었고, 힘도 들었다. 여행일정 하나하나가 기억이 나진 않는다. 내가 그런 걸 기억하는 스타일도 아닌 것 같다. 여행은 큰 일정보다 사소한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다 같이 먹을 치킨을 세 명이서 하나씩 빼먹는다거나, 생선 머리를 망치로 힘껏 내려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사소한 경험 말이다.
많은 일정들과 사소한 행복도 있었지만 제주섬에서는 꽃친에서 경험해보지 못했던 큰 사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짜여진 일정과 꽃친쌤들 없이 꽃치너들끼리의 여행이었다. 전부터 나오던 얘기여서 처음 들었을 때 놀라진 않았다. 뭐 그후로도 놀라움은 없었던 거 같다. 하지만 여행 계획을 짜고 아침출발하는 시간이 다가오는 순간부터 두려움과 귀찮음이 폭발했다. 아무리 봐도 우리 조에서는 내가 버스 시간을 찾아서 목적지로 안내하는 역할인 듯했다. 평소 그런 역할을 맡는다면 귀찮음 없이 일을 진행했겠지만, 제주도 까지 와서 갑자기 계획한 여행을 순조롭게 진행시키긴 여간 힘들 일이 아니었다.
허나 모든 일이 그렇듯 생각보다 일정은 잘 짜여 있었고, 또 잘 풀렸다. 같은 조 친구들도 잘 따라오고 주도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서 더욱 괜찮은 하루를 만들어 주었다.
어쩌다 보니 제주도 전체의 여행이 아닌 한가지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됐다. 단체로 여행 와서 따로 놀기라니. 신기한 경험인 만큼 내가 기억하는 제주도 여행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 또 그렇게 기억되는 제주 여행이 가장 재미있을 거 같다.
꽃친 아이들과 언제 다시 이 섬을 방문하게 될 지는 미지수지만 다시 방문해도 그때처럼 재미있을 수 있는 아이들로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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