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나는 이번 여행이 열 여섯 인생 첫 해외여행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여행을 가기 며칠 전부터, 친구들과 선생님과 계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다.
몸 컨디션은 괜찮은지, 배낭을 가져갈지 캐리어를 가져갈지, 기념품은 무엇을 살 것인지 등등을 말이다. 또한, 여행가서 무슨 추억을 쌓게 될 지 너무 기대된다며 수다를 한참 떨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날은 갑 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두고 가는 물건은 없을까?’ ‘공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겠지?’ ‘여행가 서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어쩌지?’와 같은 걱정들도 앞섰고, 3월부터 준비한 여행을 막상 간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여행을 가서 배우고, 성장하고, 추억을 쌓게 될 시간이 너무도 기대되었다. 설렘, 기대, 불안함, 걱정, 신남 등등 여러 감정들이 내 마음 속에서 공존하는 그러한 나날들이었다.
비행기 출발 전 설레는 맘으로 공항에서
길 위에서
길 위에서의 6박 7일은 '행복', '즐거움' 그 자체였다.
'카르페디엠(carpe diem)'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처럼 난 여행기간 동안 여행의 매 순간에 충실했고, 그 순간순간들을 제대 로 즐겼다.
중국 연변에서 백두산에 올라 아래로 내다보이는 자연의 풍경들, 좀 차갑지만 맑고 시원한 공 기, 바위와 땅 중간중간에 쌓여져 있는 눈, 마지막으로 에메랄드 빛처럼 빛나는 맑은 천지를 모두 보고 느꼈고, 장백폭포에 가서도 시원하게 떨어져 내리는 폭포를 바라보면서 감탄하고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러댔다. 정말 말을 잇지 못하게 하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잊지못할 백두산 천지와 장백폭포
또한 윤동주 생가, 명동학교에 들어가서 윤동주가 살고 생활했던 곳을 직접보고 체험했다. 명동학교 교실 안에는 직접 입어볼 수 있 는 그 시절 옷이 있어서 우리 모두 그 옷을 입고 상황극을 만들기도 했다. 도문에 가서 강 건너편에 있는북한도 보았는데, 매우 가까이서 북한의 건물들과 그 사람들을 보게 되어 정말 놀랍고 신기했다. 두만강변경도 가서 기념으로 단체 사진, 조선족어로는 집체 사진 또한 찍었다.
이렇게 연변에서는 놀라운 광경 들을 보고 느끼며 북한과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해서 한 번씩 다시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다함께 추억을 쌓았다.
윤동주 생가 & 명동학교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는 해양공원, 아르바트 거리에 가서 놀이기구도 타며 놀고 거리를 걸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중간에 러시아인들이 방탄소년단 노래를 크게 틀어 듣고 있길래 친근감이 생겨 같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굼 백화점 같은 곳에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기념품들도 샀고,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 레공연을 보면서 그들의 예쁘고 멋있는 춤사위와 계속해서 바뀌는 무대에 감탄했다. 러시아 최대 해양 박물관이라는 아쿠아리움에 가서 다양한 바닷속 생물들을 잔뜩 구경하기도 했다.
BTS로 하나된 우리들!
러시아 발레공연, 포토존!
저녁에는 블라디보스톡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독수리 전망대에 올라갔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와서 비를 맞았는데,
친구들과 다같이 소나기를 맞으며 걸어오던 길조차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아름다웠던 독수리전망대 야경
여행기간 동안 매일 밤마다 서로 그날의 즐거웠던 점, 기억났던 점, 새로 알게 된 점 등등을 같이 나누며 하루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정말 좋았다.
여행에서 각자 맡은 역할들이 있었는데 내 역할은 친구들이 자리를 뜰 때 그 뒤를 보고 챙기는 것 이였다. 내가 자주 덤벙거려서 선생님과 친구들이 그 역할을 준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나에게 여행기간 동안 그 것이 임무라는 걸로 다가와서 그런 지 나름 열심히 수행했고 적어도 나는 한번도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게 되어 뿌듯했다.
물론 여행 중 좀 힘들고 짜증나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그 시간마저 나에겐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었고,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좋았던, 사소한 행동들과 대화, 생각 하나하나가 추억으로 만들어지는, 길 위에서의 여행은 행복 그 자체였다.
여행 그 후
여행이 끝나고 돌아왔을 때 너무도 아쉬웠다. 하루라도 더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도 7일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 쌓은 추억과 경험들은 나에겐 어떤 것보다 정말 값졌다.
사실 일주일 이라는 시간 동안 이렇게 친구들이랑 훨씬 더 친해지고, 정말 많은 경험들을 겪고 배우는게 쉽지 않은 일인데 이번 여행을 통해 다 이루게 된 것 같다.
여행 그 후,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서로 수고했고 즐거웠다며 톡으로 인사를 전하고 여행 동안 찍은 사진들을 앨범을 만들어 함께 공유했다.
집에 돌아와서 난 가족들에게 여행 중 샀던 기념품들을 풀었고,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일주일 동안 여행이라는 특별하고 새로운 시간과 공간 속에 있다가 일상생활로 돌아오니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있는 이 곳, 이 순간도 나에게 새삼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10대의 나이에 친구들과 이렇게 해외를 여행했던 길 위에서의 모든 순간들은 나에게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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