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이 있는 청소년 갭이어 [꽃다운친구들]

꽃다운친구들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 1년의 갭이어를 선택한 청소년과 그 가족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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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친 생활

첫 캠핑,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

happyyeji 2016. 7. 1. 17:55

  4월 강원도 여행에 이어 6월 셋째주였던 지난 주에는 강화도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꽃치너들 중에는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종종 다녀본 친구들도 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친구들도 있어요. 처음 가보는 친구들은 캠핑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기대가 되고, 자주 가본 친구들은 능숙하게 친구들을 도와줄 생각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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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여행에서도 2일차 계획은 꽃치너들이 직접 세웠었죠? 이번 캠핑에서는 조금 더 많은 결정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2박 3일 일정 중에서 2일차 오후의 강화도 여행 일정과, 1일차와 2일차 저녁에 캠핑장 내에서 무엇을 하고 놀면 좋을지를 결정했고요, 이번에는 심지어 저녁메뉴도 정하고 캠핑에 필요한 준비물 리스트를 만들고 분담해서 가져오는 것까지 꽃치너들이 직접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텐트까지 직접 들고 대중교통을 타고 가자는 예지쌤의 악랄한 주문이 있었지만, 토론 끝에 텐트는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부모님이 가져다 주시게 되었지요. (나중에 텐트를 직접 보고 예지쌤이 굉장히 반성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아 내가 뭘 몰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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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목적지인 강화도 함허동천까지는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에서 약 2시간 반 정도가 걸립니다. 여기에다가 파주와 오산에서 오는 꽃치너들은 서울까지 오는 시간이 추가되죠. 이 긴 여정을 대중교통으로.. 그것도 짐까지 다 메고 가는 일정이라면..? 네 맞습니다. 이번 캠핑의 컨셉은 '고생'입니다. 사람에 따라서 '고생했지만 재미있었다!'가 될 수도 있고, '집 나오면 생고생이다.'가 될 수도 있죠. 야영장도 멀고, 전기도 없고, 샤워장엔 찬물 밖에 안 나옵니다. 초여름이니 모기도 많을 것이고, 심지어 비가 온다는 예보에도 굴하지 않고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라면 같이 고생해본 경험도 추억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과연 꽃치너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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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해서 텐트를 치는데 비가 많이 왔습니다. 어른들이라도 당황할 만한 상황이지만 꽃치너들은 정신줄을 단단히 붙잡고 함께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빨리 안 치면 짐이 다 젖음... ㅠ ㅠ) 텐트를 쳐 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리드하고 몇몇 친구들은 거들고, 또 몇몇은 우산을 씌워줍니다. 텐트가 크기 때문에 다 같이 귀퉁이를 잡고 한꺼번에 움직여야 합니다. 하나~둘~셋~ 으쌰. 다 칠 때까지 협동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힘든 상황이니 만큼 서로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다 같이 잘해보려고 하는 일인데 손발이 안 맞으니 서운하기도 하고, 그래도 결국은 다 해낸 우리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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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트를 다 치고 나니 몰려오는 엄청난 굶주림.. 꽃치너들이 정한 메뉴는 부대찌개였습니다. 김치, 스팸, 참치(?), 오뎅, 라면.. 음 다 있군.. 엥 잠깐? 파, 마늘, 양파 같은 야채가 없다?! 먹는데 걸리적 거리기만 한다며 야채를 챙기지 않은 꽃치너들... 라면스프를 아무리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 국물맛의 허전함을 통해 파, 마늘, 양파의 소중함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DAY-2


상쾌한 숲 속의 아침


  다음 날 아침, 일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의 아침해는 정말 빨리 뜨더군요. 새벽 4~5시부터 텐트 안이 너무 환해서 다들 일찍 일어났어요. 간단히 아침 끼니를 하고 꽃친의 친구 학교인 "꿈틀리인생학교"로 출발합니다. 


  꿈틀리인생학교도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 1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학교인데요, 꽃친과는 다르게 꿈틀리는 30명의 친구들이 강화도에서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며 1년을 지냅니다. (물론 주말엔 집에 가지요.) 그리고 또 다른 친구 학교인 용인 열일곱인생학교에서도 친구들이 옵니다. 쌤들은 작년부터 교류를 하고 지냈지만 아이들은 오늘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라 모두들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먼저 꿈틀리 친구들이 우리를 환영하는 노래를 불러주었고, 어색함을 녹이기 위해 몇 가지 게임을 하며 얼굴과 이름을 익혔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인원수도 많고 오늘의 홈그라운드인 꿈틀리 친구들이 먼저 말도 걸고 활발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서 다른 친구들이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었어요. 게임이 끝나고 나서 조별로 나눠 앉아서 우리들의 공통점 5가지 찾기, 그리고 인생학교를 표현하는 그림 그리기를 했습니다. 조별 활동의 결과물도 중요하긴 하지만, 활동을 하면서 서로 좀 더 알아가고 친해지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게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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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먹고나서 다 같이 갯벌로 향했습니다. 꿈틀리 친구들은 원래 있었던 오후 수업을 급 취소시키고 나서는 발걸음인지라 아~~주 기분이 좋은 것 같았어요. 갯벌에서 뭐하고 놀아?라고 했던 아이들도 각자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수준에서 갯벌을 즐겼어요. 슬리퍼를 신고 들어가서 갯벌을 관찰하는 친구, 맨발로 감촉을 느껴보는 친구, 갯벌로 전신 마사지를 하는 친구 등등. 더러워진 옷이야 빨면 되고 얼굴도 닦으면 되니 지금 이 순간을 맘껏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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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캠핑장으로 돌아와 캠핑의 하이라이트인 바베큐를 흡입하고 저녁에는 은율이 언니가 준비한 서로의 얼굴 그려주기 순서를 진행했습니다. 잘 그려도 재밌고, 못 그려도 재밌었어요. 서로에게 굉장히 미안해하는 친구들이 속출했습니다. 7~8월에 있을 그리기 수업에서 잘해보자 얘들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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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아침에도 비가 올 예정이라고 해서 전날 밤에 텐트를 제외한 모든 짐을 싸두었습니다. 그리고 밤새 텐트 위로는 비가 내렸지요. 잠을 잘 못 이루는 친구도 분명 있었을거에요. 밤새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마지막 날 아침에는 비가 오는 바람에 원래 예정했던 마니산 산책은 하지 못하고 서둘러 텐트를 철수해서 집으로 향했습니다. 또 다시 2시간이 넘게 걸려서 집에 돌아간 친구들은 다들 잠깐 눈을 붙였다가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는 기적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Epilogue


  사실 노동이 7할, 오락이 3할 이었던 이번 캠핑을 친구들은 어떻게 평가했을까요? 

주말을 보내고 다시 만난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쌤들 생각보다도 더 많이 힘들어 했더라고요.. ^^;; 이 정도 고생은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니? 미안하다.. ㅠ 그래도 분명한 것은 기억에는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는 점이에요. 게다가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내년 꽃친 2기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캠핑이라고 하네요 ㅎㅎ 


  앞으로 꽃친에게는 2번의 여행이 남아있는데요, 이번 캠핑을 준비하고 함께 협력하며 다녀온 경험과 기억이 남은 두 여행을 준비하는데에 어떤 양분으로 쓰이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끝으로 밤새도록 꽃치너들을 비로부터 지켜준 텐트들이 여름 햇볕에 몸을 말리는 사진과 함께, 한 꽃치너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겨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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